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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배롱나무3

현대자작시

by 윤기영 2007. 5. 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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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3

물 오른 배롱나무에 눈길이 가는
오뉴월 넘실거리는 햇살 사이
아련한 꽃 무더기로 흔들리던
어머니 마지막 가신 길목마다 서성이며
귀천을 인도하듯 손을 흔드는데
눈물 어룽진 연분홍 치맛자락 날리는 이팔청춘
쪽진 엄마의 전생 같아서 더 서럽던
멀리 하염없이 손 흔드는 이 어머니 같아

뒤 늦게 피어나는 붉은 사랑이 보여서
마음 속 서늘한 우물 길어내어
애끓는 사랑에 목 추이고

어머니 당신이었군요
배롱나무 그 눈부심이 사랑이었군요
달콤하고도 망연한 사랑이었군요
이제야 그 사랑을 기억하고 기억하고
어머니 떠나신지 삼백예순날 지난 지금
대도사 마당에 흐드러진 바람이
당신의 인자한 어루만짐이었음을

그리운 사람은 더욱 그립습니다
사랑하면 보인다고
사랑하면 어디에 가 있어도
다 보인다고 했는데..
어머니 같은 배롱나무만 보입니다.

출처 : 현대시선 문예지
글쓴이 : 이옥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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