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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연작시_경포의 여로_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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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영 2024. 6. 2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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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연작시_경포의 여로

 

윤기영

 

우주정거장엔 온전히 바다만 남는다

물결에 부서지는 빛의 경고음들

서로 부딪쳐 부서지는 소통일까

 

파도가 기억조차 지우고 가면

파도를 이겨내는 것부터 배웠다

바다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파도를 바라보니 혀가 있었다

상어처럼 하얀 이빨과 거칠 입술도 있었다

파도에는 우주의 영혼 소리가 들렸다

 

수평선 위에 자라는 마음의 뿌리마저

정든 목소리로 가끔 부르는 곳

마음이 달려가는 경포바다

그 광경에 모든 시름 덜어내고 싶은 날

물가에 털썩 주저앉으니 바다가 되었다

 

백사장 모서리에 보험회사 간판이 바다를 본다

경포의 바람은 파도에 물보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