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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선 밴드 카카오스토리 3월의 선정시

현대자작시

by 윤기영 2020. 2.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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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선 밴드 카카오스토리 3월의 선정시

 

 

밴드 3월의 선정시

 

한성욱 - 춘우성(春雨聲)

 

카카오스토리 3월의 선정시

 

이종관 겨울 산사

박성훈 상고대

채화련 그대는 겨울입니다

 

3월의 선정시는 낭송가님께서 낭송이 끝나면 영상시가 제작 되어 발표가 된다.

선정시는 매년 12월에 심사하여 1월에 신춘문학상 밴드 대상. 최우수상. 카카오스토리 대상. 최우수상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이 있다.

 

 

 

1 춘우성(春雨聲)

 

봇짐 한성욱

 

두툼한 솜이불 위로

어머니가 토닥였던 소리

 

겨우내 꼭꼭 여민 땅 위로

어여 깨거라 두드리는 소리

 

지상으로 빼꼼 내밀며 꽃을 열라는 소리

나무 몸통 열어 새싹 내놓으라는 소리

모처럼 안개가 모여 앉는 소리

어둠 곁에서 아침이 열리는 소리

 

내 심장이 그대에게 노크하는 소리

그대라는 꽃이 열리는 소리

내 꽃이 기지개 켜는 소리

 

봄 빗소리는 가을 빗소리와 다르다

서로 만나자는 소리.

 

 

2 겨울 산사

 

山野 이종관

 

지게 가득 땔감나무

그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

이 숲길 걸었을까

 

작은 암자 뒤안에

높게 쌓아논 다비목(茶毘木) 사이사이

눈물 고드름 주렁주렁

 

설수(雪水)조차 얼어 버리는

새파란 하늘 매서운 찬바람에

너무 춥다 외로워서

맑고 향기로운 군불 지피고

군고구마 달달한 냄새

동심으로 돌아가네

 

입으로 지은 구업(口業)

가슴에 숨겨진 상처들

욕심은 부리는 게 아니라

버리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그 산사 겨울은 그러했네

 

한지게 가득 또 한지게 가득

쌓이는 땔감들

삿갓배미 산골밭 양지엔

봄은 이미 왔는데

 

정갈한 풍경소리

가슴에 스며들제

고요히 내 마음 바라보네.

 

 

3 상고대

 

여천(如泉) 박성훈

 

하얗게 지새우던 산등성이마다

채곡채곡 쌓이던 그리움 차올라

서리꽃으로 맺힐 줄은 미처 몰랐어요

 

가슴엔 외로움 멍울져 내리고

가지마다 비밀스러운 사연 매단 채

좋아한다는 고백도 얼어붙어 말하지 못했어요

 

아침햇살에 눈부시던 그 모습

가까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다가가는 마음은 어찌하나요

 

때가 되면 그렇게 떠나가겠지만

얼음꽃 흔적 없이 사라지던 어느 날

임 향한 연정은 봄바람에 피어날는지.

 

 

4 그대는 겨울입니다

 

해솔 채화련

 

그대는 겨울입니다

가끔씩 싸락눈이 내리다

어느덧 눈발에 푹푹 빠져드는

무거운 겨울입니다

 

봄을 기다리다

가끔은 길을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다시는 오지 않을 봄을 그리다

이제는 길을 찾아 나서는

오지의 겨울입니다

 

그대의 봄은 별빛으로 저 멀리로부터

반짝입니다

 

휘감아도는 눈발에 눈을 감고서

지난가을의 이별을 기억하는

그 아픈 봄날의 성장통을 기억하는

겨울입니다

 

때로는 환희의 여름날을

통점으로 온통 읽어 내리는

그대는 겨울입니다

 

그대의 봄은

보이지 않는 등대처럼 조금 멀리 있을 뿐

다시 봄을 안고 걸어가는 그대는

 

눈부신 날의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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