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지 않는 풍경 / 윤기영
길게 늘어선 그리움
어쩌다 허공을 품었는지
멈춘 배를 바라보니
묵은 빗속으로
안내하는 풍경들
그 속엔
어느 때인가 묵혀 있다
나를 지탱하게 했던
기나긴 색들
고요 속에 파고드는 빗소리
가깝지 않게 멀지 않게
웅크리고 앉아
시간 보냈는데 이상하다
도무지, 기억만 푸르다
저 강가가 빛나는 것은
찬란한 물빛이 아니다
말 한마디 빙그레
내 몸으로 들어왔다가는 생각
언덕길을 넘어
빗소리만 남겨 두고
희미하게 멀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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