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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그 섬에 갇혔다

현대자작시

by 윤기영 2011. 2. 16.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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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갇혔다

 

                   윤 기 영

 

계절은 비를 안고 들어왔다

그 날짜를 잃어버릴까 봐 뜯어먹고 앉아

기호법을 잃지 않도록 진통의 불을 밝히며

통화를 누르지 않고 그 길을 걸었다

 

빗속에 밀입국해온 유효기간 넘은 우산

콘크리트 진동하며 날아오르던 그 섬에 갇혀

팔을 길게 내밀어 보지만

먼 발소리 겨우 이어져 끼니처럼

버리지 못한 계절이 예고 없이 찾아온다면

온몸이 다 잠들지 못한 바람의 계단을 밟고서

내 존재의 끝은 어디냐고 물었다

 

그 섬에 가면 빗소리에 쓸려 잊혀질 섬이라고

혹독하게 술 취한 지나가는 말이라고.

 

 

 

영화 '소풍' 삽입곡 

작사윤기영 작곡김영진 노래양석화

 

출처 : 현대시선 문학사
글쓴이 : 草談/윤기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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