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날의 대변자
by 윤기영 2007. 8. 31. 00:17
그날의 대변자 시/윤기영 김밥집에 앉아 있는 사람들 김밥은 그 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탁자마다 앉아있는 사람들은 혼자다 그리고 서로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살겠다고 끼니 때우러 온 것 같다 인생은 그렇고 그렇다 퉤퉤 한 소리마다 길가에 버려진 표정들 찌그러진 깡통에 입혀놓은 옷들이다 김밥 두 줄에 외면당한 인생은 취조당한 삶의 그 자체이었다 내 목젖이 울컥대는 것은 슬픔이었다 저 사람이 돌아가 일기를 쓸 때 유서를 쓸 때 나와 똑같은 공통점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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