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윤 기 영
별이 반짝이더니 가을이 왔다
때론 마술처럼 허상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여름이 갔다
가을이 오는 동안 창밖이 멀다
가끔은 천둥소리를 듣고
가끔은 달빛에 가슴 떨려도 보고
가끔은 숨 쉬는 동안 사실처럼 왔다가
백지처럼 사라질 때가 있다
글과 글 사이 갇혔다
사람의 마음에는 여분의 숨소리가 있는데
그리움만 몸에 꽁꽁 묶어 놓고
혼자 헤매도록 창문만 거꾸로 묶어놓고
다가올 방향을 바라보라 하면
그 습성은 정답이 없었다
나의 계절도 발자국이 지껄이기 시작한다
들려오는 소리는 생생하게 간절한데
창가에 마음 열어놓고 비스듬히 바라보며
바람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영화 '소풍' 주제곡 노래 이성국
작사:윤기영 작곡: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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