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꽃들이 눈을 적실지 몰라
윤 기 영
어제의 눈부심은 왜 이렇게 어두운지 몰라 평생 터득한
누군가 가슴에 있다면 한숨 소리일까 기쁨 소리일까
매일 눈감으면 어리둥절해 난 그 이름을 여전히 거역해
누군가 떠올리면 기쁜 생각들을 몇 조각 강물에 보낸다
봄은 꽃 비린내로 몸살을 앓고 간신히 기억을 딛고 저물면
어떤 꽃들이 나를 적실지 몰라 난 금이 간 창문 안에서
햇살의 부피를 늘리고 어둠의 부피를 줄이며 불끈 힘을 준다
내가 보았던 것들을 그리워하며 미완성 몸에 삐걱 그으며
한 장의 두꺼운 말씀을 읽는 건 이미 써놓은 봄의 일기처럼
나를 사로잡는 시간은 엇박자로 소화하고 기억을 벗는다.
영화 소풍 테마음악 "이별보다 아픈 건" 노래임동철
작사/윤기영 작곡/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