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겨울
윤 기영
그해 겨울
차가운 기운이 도는 병실에는
희미해져 가는 눈빛에 사무쳤다
링겔 자국은 하염없이 검게 물들고
겨울바람은 어찌나 춥던지
하얀 웃음이 땅으로 꺼졌다
허리를 바짝 졸라매고
깊은 상처에 약을 겉으로 바르며
말소된 페이지를 들춰본다
마음을 무참히 꺾어버린
그해 겨울
웃음을 싹둑 잘라 버리고
봄 문을 열어보지만
마음의 문은 닫혀버렸다
세상을 바라보며 인식하는 기억마저
자물통에 채워 버렸다
그 가을에 웃었던 웃음을 찾으려
우수에 젖은 그 길을 더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