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작시

바람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 윤기영

윤기영 2012. 9. 6. 16:47

    바람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윤 기 영 별이 반짝이더니 가을이 왔다 때론 마술처럼 허상처럼 혼자 중얼거리며 여름이 갔다 가을이 오는 동안 창밖이 멀다 가끔은 천둥소리를 듣고 가끔은 달빛에 가슴 떨려도 보고 가끔은 숨 쉬는 동안 사실처럼 왔다가 백지처럼 사라질 때가 있다 글과 글 사이 갇혔다 사람의 마음에는 여분의 숨소리가 있는데 그리움만 몸에 꽁꽁 묶어 놓고 혼자 헤매도록 창문만 거꾸로 묶어놓고 다가올 방향을 바라보라 하면 그 습성은 정답이 없었다 나의 계절도 발자국이 지껄이기 시작한다 들려오는 소리는 생생하게 간절한데 창가에 마음 열어놓고 비스듬히 바라보며 바람의 말을 해독할 수 있을까. 영화 '소풍' 주제곡 노래 이성국 작사:윤기영 작곡:김영진